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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
박종혁 목사 "제주의 자연이 행복을 꿈꾸게 해"
  • Jan 29, 2024

<로드인터뷰_사람꽃> 선한종이교회 박종혁 목사
선한종이 책방, 주일에는 교회로…주민과 소통의 공간
겸직목회 고민, 여러 모습으로의 인도하심으로 믿어
잡지사 사진기자 경력, 공간에 녹여내
"은혜의 바다에서 마음껏, 하나님의 자유를 누리면서 살고파"

김영미PD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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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황길상 목사, 박종혁 목사왼쪽부터 황길상 목사, 박종혁 목사■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3년 12월 2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선한종이교회 박종혁 목사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복합문화공간을 운영중인 박종혁 목사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제주라이트교회 황길상 목사가 만나봅니다

황길상> 공간이 너무 예쁘고 아늑한데, 소개를 먼저 해 주시겠습니까.

박종혁> 여기는 대흘리에 있는 책방인데요. 맞은편에는 사진관도 있습니다. 근래에 커피숍도 하게 돼서 문화적인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황길상> 이 공간이 주말에는 교회가 된다면서요.

박종혁> 여기가 책방이기도 하고 사진관이기도 해서 저에게 일터이기도 하지만 주일에는 마을 주민들과 성도들이 같이 모여서 예배드리는 예배당이기도 합니다.

황길상> 교회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박종혁> '선한종이' 교회인데요. 종이의 선한 내용을 담겠다는 것과 '하나님의 선한 종이 되겠습니다'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아서 이름을 지었습니다.
 
황길상> 이곳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용되면서 많은 분들이 와 본 경험이 있던데요. 언제 시작한 겁니까.

박종혁> 저희가 제주에 온 건 한 3년 좀 넘어가고 있는데요. 제주에 와서 바로 시작한 건 아니고 준비하는 기간을 가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준비하는 기간은 한 1년 정도 있었던 것 같고 올해 1월에 오픈을 하게 됐습니다.

황길상> 제주를 선택하고 내려 온 계기가 있습니까.
 
박종혁> 제 아내도 그렇고 가장 좋아하는 곳이 어디냐고 했을 때 제주가 우리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았고 또 아무도 없는 곳에 좀 가보고 싶었어요. 제주라면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환경도 그렇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공간이기도 하니까 이곳에 오면 왠지 하나님의 인도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길상> 제주에 오니까 어떤 점이 가장 좋습니까.
 
박종혁> 제주 와서 제일 좋은 건 아침에 문을 열고 나갔을 때 자연의 공기입니다. 불어오는 바람이나 귤 밭, 나무들과 돌담, 그 공간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을 편하게 하고 뭔가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느낄 수 있는 자연이 있다는 것, 그게 가장 좋습니다.

평일에는 책방으로, 주일에는 예배 드리는 공간. 박종혁 목사 제공.평일에는 책방으로, 주일에는 예배 드리는 공간. 박종혁 목사 제공. 
황길상> 혹시 제주로의 이주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박종혁> 제주에서 공기와 물만 먹고 살 수는 없잖아요. 자기의 일도 있어야 되고 이웃의 관계도 중요한데요. 사실 저희는 제주에 괸당 문화가 있다고 하지만 전혀 그런 점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오시는 분들은 우선 먹고사는 문제와 이웃들과 마음을 열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넉넉함을 장착하고 오시면 제주에서 좀 더 편안하고 깊은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황길상> 목사님과 사모님 모두 특별한 이력이 있더라고요. 사모님은 잡지사의 편집부 일을 했고, 목사님은 그곳에서 사진 기자를 했다고 들었는데요. 그 경력들을 지금 여기서 어떻게 녹여내고 있습니까.

박종혁> 그때는 젊었을 때니까 더 많은 일을 하고 싶기도 했고, 또 일에 묻혀 있다 보니까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몰랐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까 하나님이 과거에 있었던 모든 일들이나 경험들을 사용하신 것 같아요.

제주에는 굉장히 많은 책방이 있지만 기독교 서점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하나님을 믿으면서 사진도 하고 문서 사역도 했기 때문에 책방을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우선 책방을 하게 됐고요. 여기에는 기독서적들도 뒀습니다.
 
그리고 제가 또 사진을 전공했잖아요. 이웃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 수 있는 게 사진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진관도 하나 만들게 됐습니다. 가족사진이나 증명사진을 찍으면서 대화도 할 수 있고 삶에 대해서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그렇게 경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길상> 아이들도 제주생활에 적응을 잘 합니까.
 
박종혁> 큰 딸이 11살이고요. 그리고 둘째 남자아이가 8살인데요. 제주생활을 너무 좋아합니다. 학원도 안 가고 매일 잔디에서 뛰어놀고, 학교에서도 아이들과 너무 잘 지냅니다.

기본적으로 저희의 마음이 편해선지 가정에서도 아이들하고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제주에는 특별히 아이들하고 놀 수 있는 자연적인 공간이 많아서 좋습니다. 바닷가나 숲도 그렇고, 학교만 가도 잔디가 깔려있어서 가족끼리도 그렇지만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황길상> 선한종이 책방을 조성하면서 염두에 둔 게 있습니까.
 
박종혁> 공간을 만들면서 생각했던 게 교회와 책방과 사진관이었습니다. 건축하시는 분과 얘기를 많이 나누고 저희가 그림을 그리면서 만들어갔습니다.
 
특별하게 어떻게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고요. 설계사가 설계도면을 가지고 오면 저희가 조금 바꾸고 그려보면서 사람들에게 어떤 공간으로 느껴질까를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안도 많이 찾았고요. 제 아내가 특별히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잘 된 것 같습니다.

책방 맞은편의 사진관 및 카페. 박종혁 목사 제공. 책방 맞은편의 사진관 및 카페. 박종혁 목사 제공.  
황길상> 올해도 많은 분들이 이 공간을 누렸을 텐데 어떤 행사들이 이곳에서 진행됐습니까.
 
박종혁> 기본적으로는 작가들을 모시고 북콘서트를 했습니다. 그중에 기독교적인 북콘서트도 있었지만 일반인들이 와서 인문학적으로 나눌 수 있는 얘기들도 많았습니다.
 
여기가 물론 예배 처소이기도 하지만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매개체가 책이기 때문에 콘서트를 중점으로 두었고요. 작가를 선정하는 것도 친분도 있지만 다른 분들하고 마음과 주제를 아우를 수 있는 책들을 골라서 북콘서트를 했습니다.

이 공간이 참 신기한 건요. 단순히 책을 읽고 책을 파는 공간으로 생각되지만 육지에서 만나지 못했던 많은 동역자들을 오히려 이 곳에서 만나게 돼 공간에서 느끼는 기쁨이 큽니다.

황길상> 제주에서 이런 모습으로 목회를 할 때는 나름의 고민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목회를 하십니까.
 
박종혁> 일을 목회와 겸하다 보니까 비중을 어디에 많이 둬야 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잘하고 있는 것인가, 목회만 열심히 하고 무릎 꿇고 기도하고 말씀 연구하고 묵상을 해야 성도들을 먹이고 할 텐데, 내가 일하는 게 잘못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이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여러 모습으로 목회자들에게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갖고요. 이곳에서 목회를 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는 성도들에게 말씀을 잘 먹이고 양육하는 부분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예배를 드리고 성도들과 성경 공부를 하고, 또 개인적으로 만나서 산책을 하고 얘기를 나누면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닷가에 가서 교제하거나 책방 안에서 편안하게 차를 마시면서 얘기를 하고 있어서 성도들이 느끼는 문턱이 많이 낮아진 것 같습니다.
 
황길상> 신학을 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됩니까.
 
박종혁> 저는 목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하나님에 대한 궁금함을 풀 수가 없어서 이걸 어떻게 하면 좀 더 알 수 있을까 해서 신학교를 갔습니다. 어떠한 큰 부르심이 있어서 목회자로서의 사명감이나 사역에 대한 정확한 방향이 있어서 신학교에 간 건 아니에요.

그곳에서 제 정체성도 그렇고 목회에 대한 생각도 점점 깊어지고 넓어지면서 목회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하나님의 절대 주권은 인정하지만 하나님이 자유 의지를 주셔서 가장 좋아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들을 펼쳐서 주님의 일을 하시겠구나, 그런 소망이나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황길상> 앞으로의 계획이나 사역 방향을 말씀해 주세요.
 
박종혁> 젊었을 때는 굉장히 힘을 많이 줬던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 되고 더 완벽하게 해야 되고 계획에 맞춰서 흐트러짐이 없이 하나님의 일은 정확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목회자로서 보여지는 모습이 완벽해야 하나님이 사용하시고 사람들도 그렇게 바라볼 것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제주에 오면서 힘이 많이 빠진 것 같아요. 목회자로서 힘을 많이 빼고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바다에서 마음껏, 하나님의 자유를 누리면서 살 수 있는 것이 제주에서의 목회였습니다.
 
예전에는 경직되어져 있고 뭔가를 잘하려고 했고 인정받고 싶고 더욱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려고 했다면, 여기서는 좀 더 자유로워지고 하나님의 은혜를 좀 더 많이 누릴 수 있는 편안함으로 목회가 시작된 것 같아서, 앞으로도 그렇게 되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황길상> 기도제목이 있으면 나눠주세요.

박종혁> 교회에 성도분이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성도분들과 같이 기도하고 있는 것은 이 공간이 하나님의 뜻에 맞게 쓰여지는 거예요.
 
교회를 떠난 분들이나 아니면 믿지 않는 분들이 오셨을 때 이곳에서 같이 하나님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첫 번째 기도 제목이고요.

그런 분들이 오셨을 때 책방 옆에 숙소가 있기도 하지만 그곳이 같이 교제를 하면서 회복되는 공간으로 사용되어지고 싶은 게 제 또 다른 기도 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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