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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
좁은 문, 큰 평안…"순례자의 교회에서 쉼을 얻길"
  • Jul 31, 2023

<로드인터뷰_사람꽃>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 김태헌 목사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연간 3만 5천명 이상 방문
교회다움을 표현한 교회, 잘 지켜지길

김영미PD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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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태헌 목사, 이기원 목사왼쪽부터 김태헌 목사, 이기원 목사■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3년 6월 10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 김태헌 목사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 김태헌 목사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서귀포성결교회 이기원 목사가 만나봅니다.
 
◆이기원>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를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김태헌> 2013년부터 시작했으니까 10년이 됐네요.
 
◆이기원> 이곳을 찾아온 이유가 목사님이 세운 순례자의 교회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서입니다. 제주에는 현재 두 군데가 있죠.
 
◇김태헌> 2011년에 세워진 제주시 한경면의 첫 번째 순례자의 교회가 있고요. 2019년 동회천 지역에 세운 동회천 순례자의 교회가 있습니다.
 
첫 번째를 세워놓고 제가 계속 이렇게 세워나가야 되겠다는 계획은 없었어요. 하지만 첫 번째 교회에 오셨던 분들이 감동을 받고 동참하겠다는 분들이 있어서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 준비되는 과정들이 있으니까 오래 걸려서 지어지게 되는 거죠.
 
◆이기원> 재정 마련이 어려울 텐데, 어떻게 재정을 마련하셨습니까.
 
◇김태헌> 특별하게 후원을 받지는 않고요. 감동되는 분이 해주시면 그만큼 짓습니다. 없으면 멈춰서 기다리고요. 상당히 비효율적이죠.
 
◆이기원> 순례자의 교회가 총 3개라고 알고 있는데요. 관리나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김태헌> 첫 번째 교회는 제가 관리를 하고 있고요. 두 번째 교회는 모든 소유권이 제주노회에 있고, 제주노회에서 김준표 목사님을 파송해서 교회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교회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도라는 섬에 있는데요. 그곳은 김한윤 목사님을 제가 파송해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기원> 순례자의 교회 특징이 있습니까.
 
◇김태헌>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규모가 손바닥만 합니다. 세 평 이하인데요. 그건 제가 기준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들 파송은 돼 있지만 일반적인 교회의 형태로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두 번째 동회천 순례자의 교회는 김준표 목사님이 공적인 예배까지 다 드려요. 교회 조직도 돼 있고요.
 용수의 순례자의 교회. 김태헌 목사 제공.용수의 순례자의 교회. 김태헌 목사 제공.
◆이기원> 세 평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했는데, 그런 결심을 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까.
 
◇김태헌> 그냥 제 마음에 세 평이 넘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은 교회라는 선명성도 드러나죠. 세 평 정도 되니까 그 안에서 뭔가를 할 수도 있어요. 행사들을 할 수도 있고 예배를 드릴 수도 있고, 모임을 가질 수가 있다는 거죠. 그리고 용수에 있는 순례자의 교회는 결혼식도 충분히 가능해요. 그곳에서 175쌍이 결혼을 했죠.
 
◆이기원> 순례자의 교회가 처음 세워질 때 암투병 중이던 어느 권사님의 헌신이 있어서 가능했다면서요.
 
◇김태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하나님께서 포항 송도교회 정필란 권사님의 질병, 그것을 사용하신 것 같아요. 제가 제주에서 2008년까지 목회를 하다가 포항 송도교회에 잠시 나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 교회에서 제가 이런 작은 교회와 교회다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정필란 권사님이 제 얘기를 듣고 저에게 돕는 사람을 보내달라는 기도를 하셨대요. 기도하는 그 새벽에 하나님의 응답을 들은 거예요.
 
'자꾸 돕는 사람을 보내 달라 하지 말고 네가 젊은 시절에 성전을 지어서 나에게 봉헌하겠다고 하지 않았냐, 그러니까 네가 해라'
 
그래서 권사님이 제가 제주로 내려오는 그날 저를 찾은 거예요. 당신이 헌금을 하겠으니 얼마가 필요하냐고. 전 한 500에서 700만 원 정도를 얘기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분이 아니었지만 그 정도 금액은 크게 부담을 안 느끼신 것 같더라고요. 제가 2010년 8월에 제주에 들어오고 그 해 12월까지 800만 원을 헌금하셨어요.
 
근데 제가 현실을 너무 몰랐죠. 그 돈으로는 어림도 없었어요. 그렇다고 더 요구할 수도 없고, 오히려 건축금을 돌려드리고 포기해야겠다 생각했는데, 그 상황에서 서울 삼성병원에서 권사님에게 난소암 말기 판정을 내린 거예요.
 
그런 와중에 저는 교회 짓는 것에 더 많은 갈망이 생기고, 더 열심히 찾아다니니까 땅이 주어지더라고요, 용수교회 장로인 좌환인 장로님이 땅을 기증하셔서 그 땅 위에 순례자의 교회를 세우게 됐습니다.
 
7개월 만에 완공됐는데, 놀랍게도 그 과정 중에 권사님의 병이 다 나았습니다. 지금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십니다. 기적이죠.
 
◆이기원> 순례자의 교회가 앞으로 어떻게 쓰임 받았으면 좋겠습니까.
 
◇김태헌> 제가 처음에 순례자의 교회를 세우고자 할 때 교회다움을 소망했습니다.

저는 비기독교인으로 살았던 시간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저를 목사로 세워주시고 교회라는 곳에 들어와서 보니까 교회다움이라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여지없이 다 깨지더라고요.
 
그래서 교회다움에 대한 갈망으로 기도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 와중에 순례자의 교회가 세워진 거죠.
 
순례자의 교회는 하나님께서 저한테 감동을 주셨던 교회다움, 그것을 표현해 놓은 것이고, 그 표현을 해놓다 보니까 지금은 선교의 전초기지로 활용이 되고 있어요. 연간 약 한 3만 5000 명 이상이 찾아오는데요. 비기독교인들의 방문율이 35% 정도로 굉장히 높습니다.
 
12년간의 시간 속에서 제가 그분들을 만나고 복음을 전해서 이분들이 회심한 게 아니라 그곳에 와서 그냥 회심을 하고 회심을 한 사람을 제가 만나는 거예요. 제가 그런 분들한테 성경책을 나눠 드린 게 280건이 넘습니다. 결혼식도 지금 175쌍이 했거든요. 그분들한테도 다 성경책을 줍니다.
 
그래서 한 400명 이상의 비기독교인들에게 전도가 됐다고 생각하고, 선교의 전초기지로 활용되고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활용됐으면 좋겠습니다.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 예배 모습. 김태헌 목사 제공.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 예배 모습. 김태헌 목사 제공. 
◆이기원> 목사님은 언제부터 신앙생활을 하셨습니까.
 
◇김태헌> 제 기억으로는 고등학교 때 잠시 했었어요. 그때는 신앙생활이라기보다는 그냥 동네 아이들이 다 교회 가니까 저도 거기 가서 섞여서 놀았던 거고, 제가 결혼하고 93년도부터 본격적으로 교회를 다닌 거 같아요. 그때도 선데이 크리스천이었지만 95년도 8월 15일 이후로 제 삶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서리 집사로 우리 교회에서 주최하는 제2남선교회 기도회에 참석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목사님이 세우신 조그마한 기도원에서 목사님이 찬양인도하고 제가 기타로 반주를 했는데, 거기서 제가 성령 체험을 한 거죠.
 
저에게 회개도 일어나고, 하나님의 존재 인식이 확실히 됐죠. 그때부터 제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가치가 달라지고 목적이 달라지고, 그게 제가 신앙생활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어요.
 
◆이기원>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는 어떤 교회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까.
 
◇김태헌> 교회가 이제 10년 됐는데요. 처음부터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는 교회다움이 사명이었어요. 하나님께서 저한테 감동 주셨던 그 교회다움, 우리는 교회다움을 여러 가지로 얘기하지만 우리교회가 교회다움을 추구하는 방법은 하나예요.
 
성도의 필요와 결핍을 채워주는 교회,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삶에서 저는 그 방법을 찾은 거죠. 예수님은 복음도 전하셨지만 복음을 전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필요와 결핍들을 채워주시더라고요. 우리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는 지금 그 일을 하거든요. 그것을 통해서 교회다움을 만들어 가는 거죠.
 
지금 현대인들의 거의 한 85퍼센트 정도가 겪는 문제를 그대로 얘기하면, 경제적인 문제예요. 그래서 우리 교회는 다른 활동들은 잘 안 합니다. 성도님들이 헌금을 하면 다른 데는 잘 안 씁니다. 경상경비를 쓰고 남는 게 있으면 모아놨다가 교인들이 갑자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때 그 돈으로 지원을 해 줍니다. 그러면 살아나요.
 
최근에도 자영업 하시는 두 가정이 코로나 이후에 많이 어려워졌는데요, 그 가정에 삼백만 원씩을 드렸죠.
 
◆이기원> 세상이 참 힘들고 어지러운 세상인데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고 살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태헌> 참 쉽고도 어려운 질문인데, 이게 원론적인 대답일 수밖에 없죠.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예수님 중심의 삶을 살아야 되겠다. 예수님이 생각하셨던 방법 그리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세우시고자 하셨던 하나님의 나라, 그 그림자로서의 교회, 그 구성원으로서의 신자, 여기에 깊이 자기 자신을 대입하고 반성과 실천을 하면서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죠.
 
◆이기원> 기도 제목 있으면 나눠주시죠.
 
◇김태헌> 우리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가 교회다움 그것을 끝까지 견지해 가고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제가 순례자의 교회를 세우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 하고 싶어서 한다기보다는 하나님께서 그런 사명을 주셨어요.
 
지금 목표하는 교회가 총 열아홉 군데입니다. 현재 세 군데 세워져 있고, 지금 경기도 파주에 네 번째 교회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또 전라남도 무안에 다섯 번째 교회가 세워지고 있고 포항, 부산, 통영, 원주 이렇게 또 준비되고 있어요.
 
이 순례자의 교회가 목표한 대로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서 그들과 더불어서 제가 살아있는 날 동안에 세워졌으면 좋겠고요.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교회다움에 대한 발칙한 상상이라는 주제로 제주 포럼을 합니다.
 
목회자들 몇 사람이 모여서 우리가 현실에서 이야기 될 수 있는,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교회 다음이 뭘까에 대해서 우리가 발제하고 토론하는데요. 차질 없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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