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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
6월 29일방송 - 빵 굽는 김원규 목사 "당신의 베이스캠프는 어디입니까"
  • Jul 10, 2024

<로드인터뷰_사람꽃> 제주베이스캠프교회 김원규 목사
좋아하는 빵을 직접 만들고, 나눔으로 선행
직장암으로 투병, 겸손과 사랑을 배워
힘든 자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는 교회 되길
'당신의 베이스캠프는 어디입니까'

김영미PD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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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은서 목사, 김원규 목사왼쪽부터 박은서 목사, 김원규 목사■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4년 6월 29(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주베이스캠프교회 김원규 목사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제주베이스캠프의 김원규 목사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JIBS박은서 목사가 만나봅니다
 
◆박은서> 요즘 역사 공부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요.
 
◇김원규> 제가 제주CBS에서 만든 제주순례길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고 제주연구원 '탐라'에서 연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제주인과 제주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조선왕조 실록인 효종 실록과 인조 실록에 보면 길리시단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효종 실록에는 하멜표류기를 쓴 하멜이 제주에 표류할 때 '당신은 길리시단인가'라는 물음에서 등장하고 인조실록에서는 길리시단을 전하는 사람들을 핍박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길리시단은 그리스도인을 말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하나님의 마음에는 이미 1653년부터 제주에 그리스도인의 마음을 품고 계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게 제가 제주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입니다.
 
◆박은서> 요즘 교회에서 빵을 만들고 있다고 하던데, 어떤 이유입니까.
 
◇김원규> 사실 제가 빵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기도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는 구절 말입니다. 'Give us today our daily bread'입니다.
 
빵 사역은 영혼의 양식, 육신의 양식에 관한 것이기에 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만들어 먹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그냥 나 혼자 먹지 않고 나눠 드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눠줄 때 더 당당하게 나눠 드리기 위해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박은서> 제과제빵 자격증을 어렵게 취득한 걸로 압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까.
 
◇김원규> 사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과 제빵 기능사는 말 그대로 기술을 익히는 과정입니다. 1차 필기는 제가 공부한 대로 나오는 것이기에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실기였습니다. 제가 집에서 사용하던 기계들은 가정용입니다. 그러나 시험장에서 사용하는 장비는 상업용으로 쓰는 것입니다.
 
첫 시험 볼 때가 생각나는데, 재료 무게를 재는 저울 작동법도 몰랐고 반죽을 하는 믹서도 조작하지 못했습니다.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그 순간이 가장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입니다. 그러나 지금 학원도 다니지 않고 독학으로 자격증을 따고 나니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박은서> 만든 빵은 어떻게 나눔을 하고 있습니까.
 
◇김원규> 매주일 교인들을 위해 빵을 만듭니다. 이번 주는 소금빵 다음 주는 쿠키 그리고 지난주에는 오란다를 만들었는데, 사업 제안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 공원에서 전도하며 빵을 나눠주고 있고요. 저희 건물 2층이 병원인데, 병원에 오시는 분들에게도 빵 나눔을 하고 있습니다. 성찬을 휘낭시에로 하는 교회는 아마 저희 베이스캠프교회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접 만든 빵으로 하는 성찬식. 김원규 목사 제공. 직접 만든 빵으로 하는 성찬식. 김원규 목사 제공.  
◆박은서> 몸이 많이 아팠던 걸로 아는데, 지금은 괜찮습니까.
 
◇김원규> 저는 암환자입니다. 직장암을 앓았습니다. 28번의 방사선 치료를 했고 수술 후 인공 배변주머니를 8개월 정도 찼습니다. 그리고 항암치료도 8번 했습니다. 과정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지금은 정기적으로 하던 검사도 끝난 상태입니다. 이제는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박은서> 어려움이 컸겠네요.
 
◇김원규> 왜 나인지, 나름대로 하나님 앞에 열심히 하지 않았냐고 묻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때마다 주님은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왜 너는 그런 일 겪으면 안 되니' 하고 말입니다. 그 말이 지금도 참 위로가 됩니다.
 
◆박은서> 이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냈습니까.
 
◇김원규> 제가 아픈 이후 저희 아내와 세 아들이 매일 저를 위해 기도해 줬습니다. 그때 아이들이 5살 7살 정도였는데, 그 아이들이 저를 위해 한 기도를 하나님이 응답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위도 마칠 수 있었고 '암이라 쓰고 앎이라 읽는다'라는 책도 낼 수 있었습니다.
 
◆박은서> 목사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했습니까.
 
◇김원규> 저는 제주삼양교회 출신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송당교회로 수련회를 간 적이 있는데, 그때 '하나님 저 목사 될래요'라는 말이 그냥 나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삼양교회 원로목사인 한관용 목사님께 여쭤봤습니다. '목사님 되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라고요. 그랬더니 목사님이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말이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박은서> 제주베이스캠프교회는 언제 창립했습니까.
 
◇김원규> 제주베이스캠프교회는 서울에 있는 조정민 목사님이 계시는 베이직교회에서 2017년 성산에 있는 플레이스캠프 호텔에서 예배드리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2019년까지 베이직교회 목회자들이 매주 내려와서 예배를 드렸고, 저는 2019년 4월부터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는 지금의 예배처소인 동문시장 근처에서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박은서> 특별한 예배를 드린다고 들었습니다.
 
◇김원규> 저희 교회가 가지고 있는 생각 중의 하나는 어디서든지 예배드릴 수 있고 누구나 교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교회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는 부활 주일에 호텔에서 예배드리기도 하고 성읍민속마을에서 예배드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년 추수감사 주일에는 귤 농장에서 직접 귤을 따며 예배를 드립니다. 추수를 직접 체험하고 하나님이 은혜를 주셔야 귤 하나라도 먹을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데, 매년 가도 기대가 됩니다.
 귤 밭에서 처음으로 추수감사예배 드린 날. 김원규 목사 제공. 귤 밭에서 처음으로 추수감사예배 드린 날. 김원규 목사 제공. 
◆박은서> 교회 이름을 제주베이스캠프교회라고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김원규> 높은 산을 등반하려면 베이스캠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배고파 허기진 사람들은 베이스캠프를 통해 양식을 공급받습니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베이스캠프는 방향을 제시해 주고 또한 쉼과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베이스캠프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곳입니다.
 
저는 제주 베이스캠프교회가 하나님 나라라는 목적지로 가기 위한 진정한 신앙의 베이스캠프가 되길 소망합니다.
 
◆박은서> 지금 학교 사역도 한다면서요.
 
◇김원규> 제주 중앙고에서 한 달에 한번 2개 반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종교 수업뿐만 아니라 진로 탐색 수업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해마다 종교수업 시수가 줄어 교목 목사님께서 많이 걱정하시더라고요. 제주에 유일하게 교목이 있는 학교인데, 제주 중앙고를 통해 학교 복음화가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교회 외벽에 새겨 놓은 질문. 김원규 목사 제공. 교회 외벽에 새겨 놓은 질문. 김원규 목사 제공.  
◆박은서> 앞으로의 소망이나 기도 제목 있으면 나눠주세요.
 
◇김원규> 저희 교회 담장에 이런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당신의 베이스캠프는 어디입니까'라고요.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주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늘 베이스캠프가 되어 어디서든지 예배드릴 수 있고 누구나 교회가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서 있습니다. 언제든지 주님을 향해 흩어질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주님을 향해 다시 모일 수 있는 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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