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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
황길상 목사 "다음세대에 품은 마음, 대가 바라지 말아야"
  • Mar 07, 2023

WAK_Youth_Center, 온전히 아이들의 공간이 되길
영어학원 운영, 복음을 전하는 게 목적
"아이들이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것, 복음 전파의 좋은 토양"

김영미PD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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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길상 목사.황길상 목사.■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3년 2월 25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라이트교회 황길상 목사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라이트 교회 황길상 목사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유호영 목사가 만나봅니다.
 
◆유호영> 새 소리를 들으면서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제주의 돌담을 보면서 이곳에 함께 왔습니다. 지금 예쁜 카페 같은 공간에 와 있는데요. 지금 이 곳은 어떤 곳인가요.
 
◇황길상> 이 공간은 다양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공식 명칭은 '왁유스센터(WAK_Youth_Center)'입니다. We Are Kings, 왕 같은 존재들이 되자고 학생들 스스로 붙인 이름입니다. 주중에는 카페로 쓰고요, 주일날은 예배를 드리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학생들이 마음껏 와서 움직일 수 있는, 와서 쉬고 뛰고 공부도 하고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오픈되어 있고요. 동시에 기독교 문화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입니다.
 
WAK_Youth_Center. 황길상 목사 제공WAK_Youth_Center. 황길상 목사 제공
◆유호영> 건물 자체도 아름답고요, 인테리어도 따뜻한 마음이 느껴질 정도로 아주 귀한 곳인 것 같습니다.
 
◇황길상> 원래는 도시 안에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주가요, 교회한테 임대를 안 해줘요.
 
저는 주중에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간을 확장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주일에만 예배를 드린다고 해도 안돼요.
 
그런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로 신촌리 이 지역에 땅을 구입하게 됐고요, 이렇게 건물을 짓게 됐습니다.
 
◆유호영> 영어 학원을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특별한 마음과 계기가 있었을까요.
 
◇황길상> 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선교지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가 보니까 한국에 있는 교회들 역시 서구의 교회들과 같은 길을 가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안 되려면 학생들이 살아남아야 하고 학생들이 복음 안에서 성장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 학생들하고 같이 숨 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2013년에 전략을 가지고 제주에 들어와서 학원을 시작한 겁니다.
 
◆유호영> 영어 학원을 하는 것이 현재 하고 있는 사역과 어떤 영향을 서로 주고 있다고 보십니까.
 
◇황길상> 크게 두 가지인데요. 단적인 예로는 지난해에 '블레싱 제주'가 열렸잖아요. 그때 7월에 지구촌 교회의 영어 예배팀과 우리가 같이 사역을 해서 1박 2일 캠프를 했는데, 40명 가운데 우리 학원 애들이 30명이었어요.
 
감사한 건 제가 수업 시간에 기도를 하고 또 수업 전에는 영어 노래를 부르면서 수업을 시작하는데요.
 
캠프 한 달 전부터는 그 노래를 다 찬양으로 바꿨어요. 기도도 하고 찬양도 하고 수업 중간에 말씀도 잠깐씩 전하니까 우리 아이들은 그 캠프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거예요.
 
두 번째는 학생들이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됐을 때를 내다보고 복음을 전하는 건데요, 교회가 많이 실패하는 것 같아요.
 
교회와 복음에 대한, 그리고 예수님에 대한 문화라는 건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깔려야 되는 건데, 그런 부분에 대한 투자가 약한 것 같아요.
 
근데 다행히도 학원에서 매일같이 아이들하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까 적어도 나중에 이 아이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교회를 안 다닐지라도 누군가가 교회나 목사에 대해서 안 좋은 소리를 하면, 아니라고, 내가 다닌 그 교회와 목사님은 나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복음 전파의 좋은 토양을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토양은 하루 이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유호영> 다음 세대에 품고 있는 마음을 계속 얘기하시면서 얼굴에 기쁨이 충만하고 정말 집중하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황길상> 다음 세대를 품는다는 게요. 제가 품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품으신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것, 제가 관심 있는 것을 따라간다고 따라갔는데, 하나님은 끊임없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로 이끌어 가시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세대에 품는 마음이라는 건, 그냥 하나님 마음을 잘 따라가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게 뭘까를 생각하고 행하는 것 같아요.
 
요즘 교회는 어른은 어른대로, 애들은 애들대로 효율성을 따라가요. 그건 결국 단절을 의미해요.
 
아이들은 부모가 신앙 생활하는 걸 못 봐요. 부모가 예배 드리는 모습도 못 보고 부모가 설교 말씀에 은혜 받고 눈물 흘리는 모습도 못 보,고 오로지 보는 건, 교회 갔다가 집에 가서 짜증내는 모습인 거예요.
 
믿음이 전수되는 그 과정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교회학교 아이들 중심으로 진행 된 입당예배 모습. 제공 황길상 목사교회학교 아이들 중심으로 진행 된 입당예배 모습. 제공 황길상 목사 
◆유호영> 교회학교가 무너졌다고도 하는데, 교회학교를 세우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황길상> 일단 두 가지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첫 번째는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는 거예요.
 
학교에 가면 30명 정도 되는 학생 가운데 예수 믿는 친구들이 한 3명 정도 됩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끼리 서로 예수 믿는다는 걸 더 이상 얘기 안 해요.
 
예수님에 대해서 아는 친구가 많이 없다는 거예요. 이건 밭이 굉장히 넓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래서 첫 번째는 하면 된다는 걸 좀 생각했으면 좋겠고요. 두 번째는 그걸 어른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안 돼요. 애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애들이 어떻게 하면 잘 올 것인가, 그건 어른들이 모르는 거예요. 애들이 하는 거죠.
 
그럼 애들 입장에서 애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생각해 줘야하는데, 많은 어른들이 그게 아니라 '애들은 이래야 돼, 애들이 이런 걸 좋아할 거야. 애들을 위해서는 이런 걸 준비해야 될 거야'라고 어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어른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어른들이 준비를 해놔요.
 
애들 입장에서는 처음엔 좋죠. 와서 즐겨요. 근데 어른들은 '우리가 너희들한테 이런 걸 했으니까 너희들은 이렇게 해야 돼' 라고 주문합니다.
 
아이들은 자신들끼리 뭔가를 하는 걸 좋아하지 어른들이 와서 잔소리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러면 올 이유가 없죠. 아이들 입장에서는요. 그래서 두 번째는 철저하게 아이들의 시각에서, 아이들의 기준에서, 때로는 그게 어른들이 봤을 때는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건 그들이 스스로 움직인다는 거예요.
 
그 두 가지가 들어갈 수 있다면 충분히 교회학교가 세워지지 않을까 싶어요.
 
제주CBS목회자 기자인 유호영 목사제주CBS목회자 기자인 유호영 목사
◆유호영> 목사님은 목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까.
 
◇황길상> 제 꿈은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이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헤어지고 그때부터 조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어요. 집은 가난한데 날마다 누가 주는 것만 먹고 사니까 저로서는 너무 싫은 거예요. 그래서 어머니한테 중학교 2학년 때 말씀드렸어요. 저한테 사역하라고 하지 말라고, 제 꿈은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이니까 그런 요구하지 말라고요.
 
그런데 신학교 졸업할 때쯤 돼서 목사가 되기로 결정을 하며 하나님께 엉엉 울면서 이 꿈 까지 달라 하시면 드리겠습니다. 그러고 하나님 손에 내려놨어요.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이 되는 그 꿈을요. 목사의 가정이 평범한 가정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감사하게도 그리고 2주 후에 아내를 만났고 지금은 우리 동네에서는 제일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아빠로 알려져 있어요. 지금 와서 보니까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이라는 꿈이 이루기 제일 어려운 꿈이더라고요. 하나님께서 제 꿈을 온전하게 이루어 주신 것이지요.
 
◆유호영> 목사님 고향이 대구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제주에서 목회를 하게 되셨고, 학원 사역도 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황길상>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저희가 3남매인데요. 외국에서 공부하고 선교 활동 마치고 들어와 보니까 제주 도민이 돼 있더라고요. 제주로 가족들이 이민 와 있는 거예요.

두 번째는 외국에서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까 속도 차이라는 게 있어요. 외국은 생각보다 느려요.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있었던 지역들은 선교지도 그렇고 좀 느린 지역들인데요. 한국에 오니까 너무 빠른 거예요.
 
근데 제주에 왔는데, 제주는 한국인이 많은 외국인 것 같았어요. 많은 부분에서 느려요. 세 번째 이유는 제가 앞으로 하게 될 사역이 육지보다는 조용히 제주에서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주로 오게 됐습니다.
 
◆유호영> 혹시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황길상> 제주 물가가 너무 비싸요 그런데 임금은 너무 싸요.
 
저 같은 경우는 직장을 구해서 일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학원에 취직을 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새벽에는 우유배달을 했어요.
 
또 다른 하나는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가 육지보다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교회는 가면 안 되는 그런 곳으로 인식하는 분들도 종종 있고, 아이들이 교회 간다고 하면 와서 데려가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이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유호영> 목사님의 목회 철학과 비전이 궁금합니다.
 
◇황길상> 희생과 섬김이라는 건 목사로서는 해야 되는 거고요. 그런데다가 지금 하는 것처럼 힘든 일이 주어졌을 때는 그것도 고스란히 감당해야 되는 부분이고요. 예수님 심정이 뭔지 알 것 같아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날, 아버지에게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제게서 옮겨주십시오' 라고 했던 그 말씀이 저한테 요즘 간절해요.
 
'내가 왜 다른 사람한테 싫은 소리를 할 수도 없고, 왜 내가 늘 져야 되고 늘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먼저 인사해야 되고 먼저 이렇게 해야 되지'라는 생각들을 할 때가 종종 있어요. 근데 답은 하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요한일서 말씀처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져주어라. 너희가 사랑을 받았으니 사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그 말씀. 결국은 예수 믿는다는 건 십자가 사랑을 받았다는 거고, 예수님께 구원받았다는 그 감동이 있는 거고, 그 감동이 있는 사람이 사역을 하면서 그 감동을 전하는 거고, 거기서 벗어나는 순간 그때부터는 교회가 변질된다는 너무나 단순한 그 이유 하나 붙잡고 살고 있습니다.
 
목회 철학이라는 그런 걸 떠나서 뭘 하든지 하나님 그 길 위에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한테 목회 철학이라는 건 '예수님 사랑 기억하자, 내가 구원받았음을 늘 감사하자, 그리고 구원 받은 사람으로서 구원받은 그 기쁨과 감격을 전하는데 오늘도 노력하자'입니다.
 
◆유호영> 목사님은 어떤 삶의 본을 보이고 싶으십니까.
 
◇황길상> 저는 큰바위 얼굴이라는 소설을 좋아해요. 왜냐하면 그건 역할 모델이라기보다는 상징적인 의미인 거잖아요.
 
예수 믿는 사람들은 이래야 될 거야라는 그런 생각들, 그런 것들을 바라보면서 살았던 건데, 저 같은 경우는 그런 존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한테도 그런 존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먼 훗날 학생들이 '내가 여기서 영어 배웠을 때 선생님이 우리한테 잔소리도 하고 그랬지만 참 좋았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녀 손을 잡고 여기 왔을 때, 그 선생님이 그 곳에서 계속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 백발이 성성해서 찾아온 아이들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해요.
 
한 곳에서 꾸준히 뭔가를 하는 멋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본인들도 성공을 위해서만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서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 그런 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호영> 함께 나누고 싶은 기도 제목 있을까요.
 
◇황길상> 간절한 기도 제목이 있어요. 처음에 이 센터 짓는 일을 진행하면서 생각이 많았습니다. 제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재정들이 들어가는 일들이기도 하고, 또 학생들 사역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예요.
 
지금 가장 간절한 기도는요. 그 사랑을 경험한 사람들이 필요해요. 학생들은 물질로 채워지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채워지거든요. 근데 저 혼자만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대화가 통하는 청년들, 젊은 사람들이 그 학생들과 함께 해 줄 때 학생들을 제대로 양육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유일한 기도 제목은 하나예요. '하나님 그 학생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청년들을 보내주세요. 꼭 청년이 아니더라도 사랑을 말할 수 있는 분들을 좀 보내주세요'. 그게 유일한 기도 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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