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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
이용원 대표 "정제되지 않은 진짜 자연의 소리 들려주고파"
  • Feb 21, 2023

<로드인터뷰_사람꽃> 슬리핑라이언(주) 이용원 대표(조수교회 집사)
현재 200여 가지 제주 자연의 소리 담아
딸을 위해 만든 아기수면 앱, 177개국 출시
'수월봉' 동굴 물방울 소리, 신석기인과의 공감대로 이어져
제주에서 사라져가는 소리, 가치가 있는 소리 담고 싶어
"아파하는 자연의 소리, 생명의 소리로 다시 태어나길"

김영미PD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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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원 대표. 슬리핑라이언 제공이용원 대표. 슬리핑라이언 제공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3년 1월 7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슬리핑라이언(주) 이용원 대표(조수교회 집사)

삶의 향기를 지닌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제주의 모든 소리를 담아내고 있는 조수교의 이용원 집사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조수교회 주성학 목사가 만나봅니다.
 
◆주성학>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이용원> 저는 제주에서 자연의 소리를 담는 기업인 슬리핑라이언 주식회사를 운영하고 있고요. 제주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이라서 제주가 갖고 있는 다양한 소리들이 많은데요. 그것을 온전하게 녹음을 하고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성학> 그럼 집사님이 담아내는 제주의 소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용원> 저는 사운드스케이프라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사운드스케이프는 세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첫 번째는 지구가 움직이면서 만들어낸 지구의 소리 그걸 지오포니라고 하고요, 보통은 우리가 듣고 있는 빗소리나 물소리 아니면 지진이 났을 때 쿵쿵하는 소리도 지오포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바이오포니라고 하는 생명의 소리인데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라든가 곤충이 만들어내는 소리, 동물들이 우는 소리, 이런 것들을 바이오포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엔트로포니라고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모든 소리를 말하는데요. 사람들이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소리나 노래 소리까지도 엔트로포니라고 합니다.
 
사운드스케이프는 이 세 가지로 구분이 되는데, 저는 제주에서 지오포니와 바이오포니 즉 자연의 소리만을 담고 있고요. 그런 것들을 사람들에게 오름이나 곶자왈, 동굴, 초원 이렇게 다양한 소리들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성학> 제주의 여러 가지 소리를 담아내고 있는데, 이 소리를 담아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나 동기가 있었습니까.
 
◇이용원> 제가 첫 직장을 환경부 산하 환경보전협회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아이들에게 항상 '생태 감수성이 환경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도 하고, 교사용 지도서의 집필도 같이 참여를 하긴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그 생태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도대체 뭐지'라는 의문이 있더라고요.
 
그게 7년 동안 해결이 되지 않았는데, 어느 날 그 단어를 보면서 '왜 내가 이 감수성에 대해서 그렇게 민감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니까 저도 대구라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고, 서울에 와서 일을 하면서 콘크리트 건물에 갇혀 인터넷으로 그런 자료를 찾아 아이들에게 전달을 하다 보니까 생태 감수성이랑 저도 멀어진 상태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생태 감수성을 제가 먼저 길러야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제주로 내려오게 되었고요.
 
제주로 내려왔을 때는, 아이들에게 말했던 말이나 글과 이미지를 갖다가 보여줘도 아이들은 머리로는 이해를 하는데, 마음으로 와 닿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방식인 청각을 이용한 소리로 아이들에게 생태 감수성을 전달하고자 했고요.
 
그래서 녹음기 하나 들고 내려와서 한 3년간을 방황하면서 보내다가 운 좋게도 창업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에서 2년 동안 그런 교육을 받고 창업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주성학> 현재 어느 정도의 소리를 녹음하셨습니까.
 
◇이용원> 전체 녹음한 소리들은 한 200여 가지가 되고요, 그중에서 한 50곳 정도를 정제해서 사운드를 모을 수 있는 공간에 다 모은 다음에 그걸 아카이빙 하는 것으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렇게 모아진 소리들을 다시 한번 정제하는 작업을 통해서 수면에 쓸 수 있는 음원이라든가 아니면 힐링할 때 쓸 수 있는 음원, 그리고 기상할 때 쓸 수 있는 음원들로 세분화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금능해수욕장에서 파도소리를 담아내고 있는 이용원 대표. 슬리핑라이언 제공금능해수욕장에서 파도소리를 담아내고 있는 이용원 대표. 슬리핑라이언 제공
◆주성학> 그럼 집사님이 담아낸 그런 소리들이 아카이빙 돼서 현재 어디에서 사용되고 있습니까.
 
◇이용원> 저희가 첫 번째 고민한 건 이 소리를 활용해서 만들고자 했던 아이템이 그러니까 자연의 소리를 누가 가장 원할까였거든요.
 
근데 저희가 생태 감수성이라는 측면 때문에 자연의 소리를 이용하다 보니까 생태 감수성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신생아부터 영아라는 걸 알았어요.
 
때마침 저희 아이 로이가 8년 만에 태어나기도 했고요. 막상 태어나면 되게 좋을 줄 알았는데, 조리원 때부터 아이가 잠을 못 자니까 새벽마다 엄마한테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아기들이 잠과 관련해서 큰 곤란을 겪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주는 꼭 그렇진 않은데, 도시만 가더라도 아기들은 만 1세까지 집 밖으로 잘 안 나오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층간 소음이라든가 도시에서 나는 소음만 듣고, 청각 경험에 자연의 소리가 빠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기 수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연의 소리들만 모아서 이것을 '베베슬립'이라는 이름을 통해 아기들이 잘 잘 수 있게 전달하자 해서, 첫 번째 아이템이 아기수면 앱이었고요
 
두 번째 아이템은 저희가 모았던 소리를 가지고 '텀블벅'이라는 펀딩을 진행했었어요.
 
과연 자연의 소리를 사람들이 원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그 안에서도 이슈가 되면서 많은 노출이 일어났고요. 사람들이 모여주면서 한 325%로 펀딩 성공을 달성했고, 단순히 이메일을 통해서 첨부로 소리를 전달하는데도 불구하고 만족도는 아주 높았거든요.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도 어떻게 이 자연의 소리를 이용하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걸 하고 나니까 또 다른 기업들의 니즈들이 막 쏟아지더라고요.
 
제주에서 원물을 배송하는 기업이라든가 아니면 안마 의자를 하는 기업이라든가 또 뇌파와 관련해서 그것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 등에서 자연의 소리를 활용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협력도 하고 있고, 서울에서도 자연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라고 생각해서 '서울숲' 인근에 자연을 표방한 공간이 지하부터 4층까지 다 만들어 놓은 곳이 있는데요.
 
거기에 소리를 한 번 입혀달라고 해서 그것과도 MOU를 체결하고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성학> 오늘 제게 주신 굿즈에 QR코드가 있네요. 이 QR코드에 휴대전화를 대면 아름다운 제주의 소리를 들을 수가 있는데요, 앱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지만 어떤 방법들로 자연의 음원들을 들을 수가 있을까요?
 
◇이용원> 앱은 지금 글로벌로 177개국에 다 출시가 되었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아기수면 때문에 앱을 들어왔다가도 제주 자연의 소리를 듣고 우리 지구에 이런 소리가 남겨진 곳이 있나하고 감탄하기도 하고요, 제주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글로벌 시민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앱을 다운받게 되면 앱 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 동시에 다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한데요.
 
그런데 저희가 앱을 운영하는 데, 일정 유지 비용이 필요해서 몇몇 음원들은 잠금 상태로 되어 있는데요. 그것을 풀려고 했을 때 그 정도를 유지하는 정도로만 유료 비용을 받고 있습니다.
 
◆주성학> 집사님은 제주의 가장 깊숙한 곶자왈의 소리를 녹음하거나 또 모두가 잠든 침묵의 시간에 녹음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소리를 찾아다니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소가 있을까요?
 
◇이용원> 일단은 자연의 소리 측면에서는 수월봉에 갔을 때 가장 많은 영감을 받았고요. 수월봉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최초의 신석기 유물이 있는 곳이거든요. 세월은 그때부터 엄청 많이 흘렀지만 그곳의 지형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거든요.
 
그래서 거기 동굴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자체가 저한테도 마음의 평안함을 줬지만 예전 이 신석기에 있던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물을 먹을 때에도 비슷한 소리를 들었겠다고 생각하니까 신이 주신 이 자연 자체가, 인간이 흘러가는 그 시간보다 훨씬 더 오래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위대함과 영감은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자연의 소리를 통해서 또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소리와 관련해서는 제주에 유일하게 제주 옹기를 직접 굽는 마을이 있어요. 무릉리에 가면 '노랑굴'이라고 해서 그 굴에서 1년마다 한 번씩 제주 옹기들을 다 100여 개를 넣고 불을 땝니다. 그 불을 때는 걸 보면, 3박 4일간 피움 불부터 시작해서 작은 불, 중 불, 큰 불까지 불이 점점 커지면서 마지막에는 1500도까지 올라갑니다. 근데, 그 소리를 3박 4일간 담았거든요.

그렇게 사람과 관련해서도 제주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소리들, 가치가 있는 소리들을 또 담고
있습니다.
 쌍용굴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를 담는 이용원 대표. 슬리핑라이언 제공쌍용굴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를 담는 이용원 대표. 슬리핑라이언 제공
◆주성학> 제주의 유명 관광지나 사람들이 만든 인공적인 소리가 아니라 자연의 소리, 또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들의 원초적인 소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들으실 텐데요. 느낌이 어떤지, 또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대한 남다른 깨달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용원> 제가 한 번은 24시간 녹음을 한 적이 있거든요.
 
녹음기를 켜놓고 이승악 오름이라고, 제주도의 중산간에,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오름이 있어요. 그래서 그곳에 올라가서 텐트를 펴고 24시간 녹음을 했는데, 여름이었거든요.
 
사실 매미 같은 경우는 육지에서는 여름에 밤낮으로 웁니다. 조명 때문에 매미들도 일주기 리듬이 다 사라져서인데요.
 
근데 제주에서는 새벽이 지나고 아침부터 울기 시작하면 저녁이 돼서 딱 멈추거든요. 그리고 매미뿐만 아니라 새들의 소리도 매미가 울기 전에 새들이 막 울다가, 새들이 떠나고 난 다음에야 매미들이 안심해서 울고, 그 다음에는 동물들이나 이런 것들도 새벽에 다니면서 우는데요.
 
저도 녹음을 하면서 그 일주기 리듬을 들었을 때 너무 신기했어요. 자연의 섭리 자체가 소리로서도 이렇게 리듬이 다 파악이 되고, 해가 뜨고 말고를 떠나서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관심이 없다하더라도 우리 주변에 있는 자연들은 하나님이 구상한 계획 안에서 아주 일정하게 그 리듬을 맞춰서 돌아간다는 것을, 그때 깨달은 게 컸어요.
 
그리고 재미있었던 것 중 하나는 퍼스트 펭귄이라고 해서 펭귄도 빙하에서 뛰어내릴 때 첫 번째 펭귄이 가장 용기가 필요하잖아요.
 
근데 매미도 똑같았어요. 매미가 눈치를 보면서 우는데 갑자기 나무가 탁 하더니 그 소리가 사라지더라고요. 아직 나무를 떠나지 않은 새들에게 잡아 먹힌 거죠.
 
그러고 난 다음에 10분이 지나서야 다음 매미가 울더라고요. 우리는 매미 소리 자체가 커서 신경을 못 썼는데, 이런 매미조차도 자연에 대한 공포라든가, 그 안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존의 방식들이 있구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주성학> 집사님이 신앙을 갖게 된 건 언제부터였습니까.
 
◇이용원> 저는 원래 집안이 무교였고요, 그리고 종교에 대해서 전혀 만날 기회도 없었고, 하나님을 믿을 기회조차도 없었는데, 저희 아버지가 뇌출혈로 제가 대학 3학년 때 쓰러지셨어요. 그 다음에는 누나가 또 갑상선 암에 걸렸고요.
 
아버지가 쓰러지셨을 때는 어머니가 괜찮았는데, 누나마저 암에 걸리고 수술하러 들어갔을 때, 어머니가 저를 붙잡고 성당이든 교회든 좋으니까 얼른 가서 기도를 좀 하고 오라고, 우리가 평생을 뭔가를 믿어보면서 아니면 신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지는 않았지만, 그 고통이 너무 많이 밀려오니까 어머니도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결국 찾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저도 그랬고요.
 
또 아버지가 아프실 때인 대학 4학년 때 다음 학기 등록금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휴학을 해야 되나 하고 고민했는데, 병 간호를 하면서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저희 과는 1등이 전액 장학금, 2등이 반액, 3등이 3분의 1을 주는데요. 한번도 저는 타 본적이 없어요. 하지만 제가 기도를 했습니다.
 
만약에 하나님이 계시다면 이번 한번만 봐 달라, 임용고시도 봐야 하고 절박했거든요. '이번에 제 기도를 들어주시면 제가 평생 하나님을 믿으면서 살겠다'하고 난 다음에 시험을 쳤는데, 정말 기적처럼 1등을 했어요.
 
그래서 다음 학기 전액 장학금을 받고 또 그 다음 학기 전액 장학금을 받아서 아버지가 아픈 상황에서도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 군대에 갔을 때 이제 제대로 한번 하나님을 믿어야겠다 생각했고 그 신앙이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조수교회 마당에서. 왼쪽부터 주성학 목사, 이용원 집사조수교회 마당에서. 왼쪽부터 주성학 목사, 이용원 집사
◆주성학>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많은 소리가 있는데요. 우리가 어떻게 이 소리들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말씀해주시죠.
 
◇이용원> 소리들을 보면 자연의 소리 측면에 있어서는, 사실 제주는 개발과 보전 사이에서 사라지는 소리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우리가 과연 어떤 소리를 내야 될지 그것부터 먼저 생각을 했으면 좋겠고요. 우리는 다양한 자연의 소리라고 할 때 미디어를 통해서 정제된 소리만 보거든요.
 
항상 미디어를 보면 영상은 아주 예쁘게 찍는데, 막상 소리는 현장에서 안 담고 스튜디오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리, 자연의 소리만 다 담아버려요.
 
그러다 보니까 정작 자연의 소리가 지금 아파하고 있고, 자연의 소리에 보면 소음도 많이 있고요, 비행기 소리도 나고요, 그 다음에 차가 지나가는 소리도 있고, 공장에서 나는 소리도 있고 다양한 소음들이 존재하는데, 그런 것을  사람들에게 미디어나 대중에서 전달해 주지 않으면 사실상 소리 풍경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소리를 들을 때는 미디어도 그렇지만, 밖에 나와서 자연의 소리를 들을 때에도 우리가 생각했던 선입견과 편견으로만 듣게 되고, 문제인식 없이 자연스럽게 듣고 제주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가 '사운드워킹'이라고 해서 녹음기를 들고 자연의 소리를 직접적으로 듣는 경험을 했을 때에는 사람들이 그런 소리들이 모두 거슬린다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우리가 지켜줘야 하는 자연의 소리들을 직접적으로 잘 귀담아서 듣고,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를 한번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그 안에서 자연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건 다 생명 하나하나 개개의 생명들이거든요.
 
그래서 자연의 소리를 넘어서 그 개개의 생명들까지도 관심을 두게 되었을 때에는 우리가 제주에서 정말 풍경만 아름답고 속 빈 강정처럼, 소리가 없는 섬이 아니라 생명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노래가 가득한 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성학> 사운드워킹이라고 소리를 찾아다니는 작업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어떤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되는지도 말씀해 주시죠.
 
◇이용원> 우선은 녹음하는 데 있어서 생태적으로 아니면 환경적으로, 지질적으로 가치가 있는 장소들을 먼저 기획을 하고요. 그 기획 된 공간에서 언제 녹음을 하면 좋을지도 선택을 합니다. 보통 제주가 새벽 7시부터 밤 11시까지는 비행기가 뜨기 때문에 제가 가진 녹음기로는 그 소리마저 다 잡히거든요.
 
그래서 새벽이나 밤 시간에 녹음을 많이 다니고 있고, 녹음을 가게 되면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기본적으로 녹음을 하고요. 그 안에서 한 15분 정도 하이라이트가 되는 음들만 따로 정제해서 보관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장소라 하더라도 시기에 따라서 낮이나 밤이나 아니면 또 계절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보통 한 네다섯 번 찾아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성학> 앞으로 더 담아내고 싶은 소리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용원> 지금은 제주의 소리만 50군데를 다 녹음하고 아카이빙 했는데요. 올해는 대한민국을 포함해서 한 100여 개정도 녹음을 할 계획이고, 내년에는 아시아 권역으로 넓혀서 세계 자연유산의 소리들을 담아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그다음 연도에는 전 세계 자연유산들을 다니면서 지구가 갖고 있는 리듬을 쫓아서 다양한 소리들을 모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성학> 어떤 기도제목이 있습니까.
 
◇이용원> 제가 창세기 6장 22절의 말씀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노아가 그와 같이 하여 하나님이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다 준행하였더라' 이 말씀인데요. 노아도 방주를 지을 때 다양한 생명들을 배에 태우는 과정이었잖아요.
 
저도 하나님께 늘 기도할 때마다 사람을 위해서 일하지 않고, 우리가 같이 살아가고 있는 생명들, 하나님이 지어내신 그 생명들을 위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항상 기도하고 있거든요.
 
방금 말씀드린 그 말씀처럼 제가 하는 이 일들이 하나님이 계획하신 일이라고 믿고, 일을 다 진행했을 때 이 구절이 다시 한 번 떠오를 수 있도록 열심히 앞으로 정진하겠습니다.
 
◆주성학> 청취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용원> 사라지는 멸종위기종 생명들이 많아요.

개개의 생명들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면서, 함께 자연의 소리나 풍경뿐만 아니라 자연에 갔을 때 촉감이라든가 후각이라든가 다양한 감각을 통해서 교감하는 시간을 조금 더 많이 늘린다면 우리가 자연을 그냥 시각적으로 이해하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그 아픔도 공감할 수 있는 세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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